


"따르릉~" 새벽 3시, 고요한 검사실을 깨우는 장비의 알람소리, 모니터를 보니 칼륨(K) 수치가 7.2 mmol/L, 정상 범위를 한참 벗어난 빨간 숫자.


이때 신규 선생님들의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, "이거 진짜인가?, 장비 에러 아닌가? 지금 당직 의사 선생님 주무실 텐데 전화했다가 욕먹으면 어떡하지? 그냥 재검 한번 더 돌려볼까?" 하지만 선생님, 지금 선생님이 망설이는 그 1분 1초가 환자에게는 심정지(Cardiac Arrest)가 올 수 있는 골든타임일 수 있습니다, 진단검사의학과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검사 결과만 뽑는 게 아니라, 위험한 수치를 의료진에게 즉각 알리는 것에 있는 거죠, 오늘 임상병리사 미소가 신규 때 가장 손 떨렸던 패닉 벨류(Panic Value = Critical Value) 보고 노하우와, 의사 선생님께 전화하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.
1. 패닉 벨류(Panic Value)가 도대체 뭘까?
간단히 말해, 지금 당장 처치하지 않으면 환자가 사망또는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는 수치를 말합니다, 병원마다 기준(Reference Range)은 조금씩 다르지만, 의미는 같습니다.

◈ JCI(국제 의료기관 평가)의 핵심 : Read-back
- 패닉 벨류 보고는 전화보고인 구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, 이때 가장 중요한 국제 표준이 바로 Read-back 즉 다시 읽기라는 말이죠.
※ NO
- 임상병리사 : "홍길동 환자분 칼륨 7.2입니다."
- 의사/간호사 : "네, 알겠습니다."(X) 이렇게 끊으면 안 됩니다!
※ YES
- 임상병리사 : "홍길동 환자분 칼륨 7.2입니다."
- 의사/간호사 : "홍길동 환자, 칼륨 7.2 확인했습니다."
- 임상병리사 : "네, 맞습니다." 라고 확인 후 종료(잘못 듣는 실수를 방지하기 위함)
2. 전화기 들기 전, 3초만 숨 고르기 : 가짜 데이터 걸러내기
수치가 높다고 무조건 전화부터 하면, "선생님, 검체 확인해 보셨어요?"라는 차가운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, 우리는 전문가잖아요? 보고 전, 이게 진짜 환자의 상태인지, 검체의 오류인지 검증을 미리 해둬야 합니다.

①칼륨(K)이 높을 때 : 검체 용혈(Hemolysis) 확인! (가장 흔히 발생함)
- 상황 : K 수치가 6.0~7.0 이상 고칼륨혈증이 떴다.
- 체크 : 원심분리된 환자의 검체를 육안으로 확인, 혈청이 맑은 노란색이 아닌 붉은색(용혈)인가요? 적혈구 안에는 칼륨이 엄청 많아서, 적혈구가 깨질 경우 가짜로 칼륨이 상승합니다.
- 행동 : 용혈 되었다면, 용혈로 인한 재채혈을 해야합니다.(절대 그냥 보고하면 안 됨)
②칼륨(K)은 높은데 칼슘(Ca)이 0에 가깝다? : EDTA 튜브 오염
- 상황 : K는 8.0인데 Ca는 2.0 미만? 살아있는 사람은 이 수치가 나올 수 없어요.
- 원인 : 채혈 시 보라색(EDTA) 튜브의 피를 노란색(SST) 튜브에 부어버린 경우, EDTA성분인 K2, K3등이 칼륨을 폭등시키며 칼슘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.
- 행동 : 채혈실수이니 즉시 재채혈 하세요.
③혈당이 500 이상? : 수액(IV) 라인 채혈 의심
- 상황 : 갑자기 혈당이 미친 듯이 높게 나온다.
- 원인 : 포도당 수액을 맞고 있는 팔에서 채혈하면 혈액 반, 설탕물 반이 섞여 들어오는 겁니다.
- 행동 : 최근 검사한 결과와 비교해 보세요, 어제까지 정상이었던 환자가 갑자기 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.
3. 당당하게 보고하는 법 : SBAR
신규 임상병리사 때는 전화기가 무섭죠, 하지만 우리는 환자를 살리는 메신저입니다, 쫄지 말고 이렇게 말하세요.

◈ 보고 예시
- 전화 : 진단검사의학과 OOO입니다.
- 상황보고 : OO병동 OOO 님 또는 등록번호 12345 님, 현재 칼륨(K) 결과 7.2로 패닉 벨류 떠서 보고 드립니다.
- 배경보고 : OOO님 이전 검사결과 칼륨(K) 수치 4.5였는데 급격히 상승했습니다, 검체 용혈이나 응고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.
- 확인 : 상대 답변 확인 후, 답변을 네, 맞습니다 OO시 OO분 보고자 OOO 기록하겠습니다.
4. 미소의 경험담 : 욕먹는 게 사람 죽는 것보다 낫다
신규 때 산부인과 병원에서 근무 시절의 에피소드입니다, 밤 11시, 신생아실 아기 빌리루빈 수치가 교환수혈을 해야 할 만큼 위험한 수치가 나왔습니다, 주치의 선생님이 무섭기로 소문난 분이라 10분 정도를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죠.

전화를 받으시곤 "아, 진짜! 알았어요!"하고 뚝 끊이시더군요, 보고자 입장에서는 정말 서러웠습니다, 하지만 다음날 출근해 보니, 그 아기는 밤사이 응급 처치를 받고 무사히 고비를 넘겼다는 인계를 다른 선생님께 들었습니다, 만약 제가 무서워서 보고를 미루거나 늦어졌다면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을까요?, 신규 선생님들 욕 좀 먹으면 어때요? 우리의 전화 한 통이 지금 저 환자의 멈춰가는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수도 있습니다, 선생님의 확신이 섰다면, 검체 상태가 확실하다면, 주저 말고 자신 있게 전화기를 드세요!
미소의 한마디
오늘은 심장이 쫄깃해지는 위기 결과 보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, 오늘 내용도 딱 3줄로 요약해 볼까요?
1. 검사수치가 이상하면 전화기 들기 전 검체 상태 확인!
2. 델타체크 : 환자의 이전 결과와 비교해서 급격한 변화인지 확인.
3. 보고 후에는 반드시 다시 읽어주시겠습니까? : Read-back로 재확인!
이 3가지만 지키셔도 여러분은 "일 처리 확실한 임상병리사"로 여러 선생님들께 신뢰받으실 수 있습니다, 오늘도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숫자를 다루는 전국의 모든 선생님들, 여러분의 눈과 손이 환자를 지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세요! 정확한 검사를 위해 오늘도 달리는 임상병리사 미소였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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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 포스팅은 의학과 임상병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일반적인 실무경험과 정보를 제공할 뿐입니다,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므로,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.